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더라고요. 밤새 38도 5분 정도 떨어지지 않아서 새벽에 병원을 가야 할 것 같은데 남편은 출장을 가고 없었어요. 그때 처음 생각했어요. 내가 직접 차를 몰아야 하나...
면허를 따고 5년이 됐는데 차를 거의 안 탄 거 있잖아요. 남편이 회사 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태워줬고, 주말에 어딘가 가야 하면 남편이 운전했어요. 그래서 운면이 아니라 진짜 장롱면허나 다름없었던 거예요.
근데 그 아침은 달랐어요. 아이가 자꾸 칭얼거리고 힘들어하는데 제 손으로 뭔가 해줘야 할 것 같은 심정이었거든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이제 진짜 운전을 배워야겠다. 아이 때문에라도...
인터넷에 '송파 운전연수'라고 검색했어요. 엄청 많이 나오더라고요. 너무 많아서 오히려 헷갈렸는데, 후기를 읽어보니까 강사가 너무 친절하고 인내심 있게 봐준다는 곳들이 있더라고요. 특히 일반 학원처럼 단체로 배우는 게 아니라 1대1로 하는 방문연수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송파 근처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곳들을 비교해봤는데, 결국 집 가까운 곳에서 내 차를 가지고 하는 연수로 정했어요. 남편이 퇴근하고 그 얘기를 했을 때 엄청 응원해줬어요. 아내가 할 수 있다면서...
첫 번째 수업은 정말 떨렸어요. 강사 선생님이 오셨을 때 진짜 손에 땀이 났어요. 운전을 거의 안 해본 지 너무 오래됐거든요. 선생님은 "처음부터 천천히 가보겠습니다.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라고 편하게 말씀하셨어요.
첫날은 우리 동네 도로에서만 했어요. 송파동 쪽 좀 한가한 주택가 도로에서요. 차를 시동 거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손가락이 자꾸 떨렸어요. 근데 선생님이 옆에서 "거울 먼저 확인하고, 천천히 출발하세요"라고 하나하나 짚어주시니까 조금씩 괜찮아지더라고요.
첫날 제일 어려웠던 게 백미러 조정이었어요. 기울기가 이상하면 자꾸 불안해졌거든요. 선생님이 "처음에는 다 이 느낌이에요. 며칠 지나면 몸이 기억합니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조금 안심이 됐어요.
사실 수원운전연수도 고민했었거든요

둘째 날은 좀 더 큰 도로를 나갔어요. 송파구 올림픽대로 쪽으로요. 차가 많아서 진짜 무서웠어요. 앞차를 너무 바짝 따라가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안전거리를 한 번 더 길게 유지하세요. 당신 페이스가 맞습니다"라고 했어요. 그 말씀 덕분에 조금 마음이 놓였어요.
차선변경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신호등 있는 교차로에서 우회전 차선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자꾸 겁이 났어요. 신경을 너무 쓰다 보니까 핸들 조작이 어색하기도 했고요. 근데 선생님은 "천천히 미러 확인하고, 이 타이밍에 핸들을 꺾으세요"라고 정확히 짚어주셨어요.
셋째 날은 강사님이 조용하더라고요. 자주 말을 안 하셨어요. 처음엔 뭔가 잘못한 건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았어요. 제가 스스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하신 거예요. 그래서 더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사실 의왕운전연수도 고민했었거든요
수업을 마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뭘까요. 바로 병원을 가는 거였어요. 당연히 남편이 옆에 앉아있었지만, 제 손에 힘이 들어갔어요. 진짜 다음은 혼자 가야 하니까요.

수업을 받기 전에는 차를 앞에 두고도 엔진을 켤 생각을 못 했어요. 너무 무섭다는 게 앞섰거든요. 근데 지금은 다르더라고요. 차선 유지하는 게 거의 몸에 밴 것처럼 자동으로 나오고, 백미러 보는 것도 자연스러워졌어요.
결정적으로 바뀐 건 아이 앞에서의 내 태도였어요. 예전에는 "엄마는 운전을 못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아이한테 "엄마가 해볼게"라고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아이도 그걸 느끼는 것 같아요.
아직도 밤 운전은 좀 무섭고, 큰 교차로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지만, 그건 조심성인 거라고 생각해요. 무조건 겁 없이 운전하는 게 좋은 게 아니니까요.
송파에서 운전연수를 받은 게 진짜 잘한 일이었어요. 혼자서는 절대 못 배웠을 거거든요. 아기가 아팠던 그 이른 아침이 없었다면 지금도 장롱면허 신세로 살았을 것 같아요. 감사하다는 건 이런 느낌인가 봐요.
지금은 주말마다 아이를 데리고 좀 먼 곳에도 가고, 아침에 편의점에 혼자 가기도 해요. 작은 일들이지만 되게 행복해요. 그리고 언젠가는 아이가 자라서 "엄마가 운전 잘하네"라고 말해주는 날이 오겠죠. 그럼 충분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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