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에 신호등 우회전하다가 오토바이 라이더분과 충돌했습니다. 제가 신호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거였는데, 운 좋게 저는 살짝 긁혔지만 오토바이를 타신 분이 다치셔서 병원까지 가야 했거든요. 그 분한테 정말 미안하고 죄책감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뉘우쳐도 이미 일어난 일이라서 계속 자책했습니다.
그 이후로 8개월을 운전대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매번 운전석에 앉으면 가슴이 철렁하고 손이 떨렸거든요. 앞 차의 거리가 가까워 보이면 깜짝 놀라고, 신호등만 봐도 '내가 신호를 잘못 읽으면 또 사고가 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지도 못하고, 병원도 못 가고, 계속 남편한테만 의존해야 했습니다. 이 악순환이 정말 싫었어요.
친구가 '계속 이러면 나중에 더 무서워질 거야, 빨리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고, 저도 무언가 바꿔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검색해보니 송파 쪽에 운전연수 학원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후기들을 읽어보니 트라우마 있는 사람들도 기초부터 천천히 배운다고 했는데, 특히 송파운전연수는 사고 경험 있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상담사 언니가 '사고 경험 있는 분들이 정말 많이 오셔요, 우리는 그런 분들 많이 다루니까 괜찮습니다'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4일 20시간 과정 가격이 48만원이었는데 처음에는 좀 비쌌어요. 근데 이 심리 상태를 계속 가지고 살 순 없잖아요. 아이는 자라고 있는데 나는 멈춰있는 것 같은 그 답답함이 너무 싫었거든요. 같은 날 바로 예약했습니다.

첫날은 송파 오금로 근처 한적한 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차에 앉으시더니 '일단 편하게 앉으세요, 서두르지 마세요, 시간 남아도 괜찮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목소리가 진짜 편했습니다. 다른 강사분들은 되게 재촉하거나 답답해 하실 수도 있잖아요. 근데 이 선생님은 정말 다른 느낌이었거든요. 최대한 천천히 50km 속도로만 움직였습니다.
처음 10분은 핸들을 잡는 것만으로도 손이 떨렸습니다 ㅠㅠ 운전대를 꽉 쥐고 있으니 팔이 아플 정도였거든요. 선생님이 '이건 정상이에요, 사고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들 다 이래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괜찮아집니다'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뀔 때마다 심장이 철렁거렸는데 선생님이 앞차와의 거리, 우측 차들을 차근차근 짚어주시니까 조금씩 편해졌어요.
2일째 되니까 송파 근처 이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지하 주차장이 기울어져 있었거든요. 처음엔 진짜 떨렸습니다 ㅠㅠ 주차 공간도 생각보다 넓진 않았고, 양옆 차들도 있었어요. 근데 선생님이 '지금 당신은 사고를 내지 않을 거예요, 차의 크기가 어디쯤 있는지 제가 봐드릴 테니까 난 당신을 믿으니까 천천히 믿고 해봐요'라고 하셔서... 그 한마디가 정말 위로가 됐습니다. 결국 4번 만에 성공했어요.
3일째는 신호등 복잡한 교차로를 집중적으로 연습했습니다. 강남대로와 영동대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연습했는데 우회전할 때가 제일 무서웠습니다. 사고가 났던 게 우회전이었거든요. 선생님이 'T자 교차로 우회전할 때는 먼저 보행자부터 확인해요, 그 다음 신호, 그 다음 옆차선 차들, 그 다음에 움직입니다'이렇게 순서를 정확하게 정해주셨어요. 3번 반복하니까 감이 잡혔습니다. 10번째 정도 되니까 거의 자동으로 나왔어요.

마지막 날 4일째는 실제로 아이 어린이집까지 가는 길을 직접 운전했습니다. 잠실역 근처 신호등도 직접 지나가야 하고, 좌회전도 직접 해야 했습니다. 왕복 4차선 도로도 나갔고요. 선생님이 옆에 계셨지만 거의 간섭 없이 제가 하게 해주셨거든요. 처음부터 끝까지 '괜찮아요, 잘하고 계세요'이렇게만 말씀하셨습니다. 그 신뢰가 정말 중요했어요.
어린이집 도착했을 때 진짜 눈물이 나왔습니다. 8개월 동안 못 했던 게 끝났다는 생각에 감정이 터졌어요. 선생님이 운전석 밖에서 '이제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겁먹지 마세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힘이 됐습니다. 내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기분이었거든요.
4일 동안 48만원을 써서 받은 연수였는데 솔직히 값어치가 있었습니다. 심리적인 안정감도 생겼고, 운전에 대한 공포가 많이 줄었거든요. 처음에는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정말 잘 썼다는 생각입니다. 내돈내산이지만 정말 후회가 없어요. 이 정도 비용은 내 심리 회복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가치 있었거든요.
지금은 연수 받은 지 3개월째인데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병원 가고, 마트에도 가고, 장도 보러 가고... 이런 일상이 되찾아져서 정말 감사합니다. 물론 여전히 기억은 나지만 이제는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 됐거든요. 남편도 놀랐대요.
혹시 같은 트라우마로 고생하시는 분 있으시면 송파에서 운전연수 꼭 받아보세요. 실력이 없어서 안 되는 게 아니라 심리 상태 때문이거든요. 좋은 강사분과 함께하면 정말 달라집니다. 저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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