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운전면허를 딴 지 무려 8년이 넘었습니다. 정말 신분증으로만 사용했던 장롱면허의 표본이었죠. 운전대를 잡을 생각만 해도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사고 날까 봐 걱정하는 마음에 매번 포기하곤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면허는 왜 땄냐는 소리까지 들었어요 ㅠㅠ
결혼 후에도 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매번 시댁에 갈 때마다 남편이 왕복 운전을 도맡아 했는데, 명절 때마다 장거리 운전을 혼자 하는 남편에게 미안함이 컸습니다. 게다가 남편이 출장이라도 가면 아이들을 데리고 시댁에 가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죠. 이런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추석이었습니다. 시댁까지 장거리 운전을 혼자 마치고 파김치가 된 남편의 모습을 보는데, '내가 운전이라도 할 수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때부터는 정말 '이번 명절에는 꼭 내가 운전해서 가리라!' 다짐하며 운전연수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미 차가 있었기 때문에 제 차로 배우는 '자차운전연수'를 최우선으로 검색했습니다. 어차피 제가 운전할 차는 제 차니까요. 여러 업체를 비교해보니 10시간 연수 기준으로 대략 40만원대 중후반 가격이었습니다. 송파 지역은 아니었지만 강동 쪽에서 저희 집까지 방문해주는 업체를 찾아서 예약했습니다. 조금 더 저렴한 곳이라 선택했어요.
연수 첫날, 선생님과 제 차에서 만나는데 엄청 긴장했습니다. 선생님은 제 차의 기본 기능들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셨어요. 사실 제 차인데도 시동 거는 법이랑 와이퍼 켜는 법만 알았지 다른 건 잘 몰랐거든요. ㅋㅋ 비가 조금씩 내리는 날씨였는데, 선생님은 오히려 이런 날씨에 연습하는 게 실력 향상에 더 좋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비가 오는 탓에 시야 확보가 어려웠지만, 선생님은 침착하게 차선 변경 시 사이드미러 보는 법과 핸들 조작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동네 이면도로에서 30분 정도 기초 주행을 하고, 왕복 4차선 도로로 나갔습니다. “이**님, 비가 와서 더 긴장되시죠? 하지만 천천히 제 말대로만 따라오세요”라는 선생님 말씀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2일차에는 복잡한 교차로 진입 연습을 했습니다. 좌회전, 우회전할 때 신호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너무 어려웠어요. 앞 차와의 간격 조절도 힘들었고요. 그래서 제가 미리 준비한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니 좀 안심이 되더라고요. ㅋㅋ
오후에는 드디어 주차 연습에 돌입했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가서 후진 주차와 평행 주차를 배웠습니다. 평행 주차는 정말 외계어 같았는데, 선생님이 특정 지점에 차를 세우고 핸들을 어디로 몇 바퀴 돌리라고 공식처럼 알려주셔서 신기하게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러 번의 시도 끝에요 ㅠㅠ.
3일차는 제가 가장 두려워하던 고속도로 진입 연습이었습니다. 남편과 시댁에 갈 때 자주 타던 중부고속도로로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옆으로 쌩쌩 지나가는 차들 때문에 속도감을 내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선생님이 “흐름에 맞춰 속도만 내면 돼요. 너무 겁먹지 마세요”라고 말씀해주셔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차선 변경은 여전히 어려웠지만, 조금씩 적응해 나갔습니다.
4일차는 시댁까지 가는 실전 코스 연습을 했습니다. 국도와 고속도로가 섞여 있는 코스라 난이도가 높았죠. 초행길인데도 내비게이션을 보면서 혼자 운전하는 연습을 시켜주셨습니다. 선생님이 옆에서 차분하게 길 안내와 돌발 상황 대처법을 알려주셔서 무사히 시댁 근처까지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뿌듯했어요!
연수 끝나고 딱 한 달 뒤, 혼자 아이들 데리고 시댁에 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연수받았던 코스를 그대로 따라갔지만, 제가 직접 운전해서 시댁 문 앞에 도착했을 때의 그 감격이란... 시어머님이 “어머! 네가 직접 운전해서 왔니?” 하시며 놀라워하셨을 때 정말이지 어깨가 으쓱했습니다. 남편도 이제는 명절 운전 걱정 없다며 엄청 칭찬해주더라고요.
솔직히 40만원대 후반의 자차운전연수 비용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닙니다. 하지만 남편의 운전 부담을 덜어주고, 명절마다 아이들 데리고 시댁에 갈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이상의 가치를 했습니다. 무엇보다 저 스스로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엄청났어요. 저 자신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장롱면허 기간이 오래되어서 시댁 운전이나 가족 행사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자차운전연수를 받아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내 차로 배우는 게 정말 실전 감각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빵빵드라이브는 아니지만 제가 받은 강동쪽 업체도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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